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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각, 경험/그냥 얘기

입사 후 4주 동안의 내 회사생활 회고

엊그제 첫 출근한 거 같은데, 벌써 4주가 지났다.
한 달 내내 어떻게 지냈는지 회고 겸,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적어두려 한다.
이전만큼 블로그에 글을 자주 남기는게 아니라서, 이런 식의 회고글을 가끔씩 남길 계획이다.
막 거창한 내용...이라기 보다는 그냥 일상을 담은 일기 정도가 될 거 같다.

뚝섬역 5번 출구. 15층

회사는 뚝섬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있다.
15층짜리 건물의 일부 층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내가 소속한 팀은 꼭대기 15층에 있다.
맨 위 꼭대기 층이라 좀 불편하지 않겠냐 싶지만, 전혀 아니다.
전망이 좋다. 요즘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풍경이 탁 트이게 잘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점심시간에 내려가는 엘레베이터를 선점할 수 있다.

 

15층 위에서 보이는 뷰. 2호선이 도심를 가르는 이 뷰를 제일 좋아한다.

 

내가 속한 데이터 그룹은 사용하는 타 그룹과 분리된 별도의 공간을 사용한다.
우리 그룹에만 사람은 대략 20-30 명 정도 있다. 전체 사원수는 350명 정도 된다고 한다.
대부분 젊다. 쏘카의 임직원 평균 나이가 32-33 이라고 하니... 말 다했다.

내 뒷자리에는 데이터 사이언스 블로그와 커뮤니티에서 유명하신 변성윤 님이 계시다.
그리고 같은 라인의 끝에는 VCNC 공동 창업자이시자, 데이터 그룹 장이신 김상우 님이 계시다.
두 분 다 면접 때 뵈긴 했었어서 엄청 낯설거나 그렇진 않았지만, 그래도 유명하신 분들이랑 같은 공간에 있는 게 신기하긴 하다 ㅋㅋㅋ

쏘카 입사 전 구글링 했을 때 나오는 이미지 중 좋아 보이는 라운지가 있었는데, 그건 12층이고 내가 있는 15층은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다. 12층보다는 조금 더 심플하다.

 

여기는 15층 라운지. 사람들이 자유롭게 와서 할 일 한다.

 

내 자리의 공기가 뭔가 답답하거나 졸려서 집중 안될 때, 여기에 노트북 들고 와 일하곤 한다.
난 이런 큰 창문과 높은 의자에서 작업하는 걸 원래 좋아한다.
이 외에도 이 공간에서 아침에 간단한 회의 등을 하곤 한다.
여기 앞에는 야외 테라스도 있어서, 마실이나 공기 쐬러 나가기 좋다.

회사 근처에는 여기저기 맛집이 꽤 있다. 아직 안 가본 데가 많다.
아무래도 골목골목이다 보니, 낮은 주택가를 개조시킨 식당과 카페들이 많이 보인다.
동시에 적당히 큼지막한 건물들 1층의 식당들도 잘 어우러져있다.
하나하나 찾아가는 맛이 있다.

 

근처 신세계 식품 건물 1층에 있는 노브랜드 버거. 사실 이번주에 처음 가봄.

 

또 골목답게 아기자기한 데이트 장소들이 많아서, 밥 먹으러 가거나, 커피 마시러 나가면 놀러 온 듯한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난 뚝섬 일대는 잘 몰랐는데... 회사가 꽤나 핫한 플레이스에 있다는 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이쁜 카페가 진짜 많다. 건대와는 좀 다르게 더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 이릴까.
커피도 매번 다른 곳에서 마시곤 했는데, 다 맛있었다.
그 유명한 블루보틀도 회사 앞 5분 거리라 한 번가서 모카를 사 먹어 봤었다. 딱 한 번 가볼만한 거 같다.
점심 먹고는 이렇게 커피를 들고 팀원들과 근처 서울 숲 산책을 다녀오곤 한다.

 

'카페라잌유' 라고 회사 앞 카페인데, 유명한 카페인가 보다. 저 시그니처 커피가 제일 맛있음.

 

나는 잘 모르는 스타트업이나 젊은 층의 회사가 뚝섬역 일대 여기저기 많이 있다고 후에 들었다.
출퇴근 며칠 해보고, 점심 몇 번 먹어보니 정말 젊은 층들 (20대 후반~30대) 로 보이는 직장인들이 많이 보이긴 했다.
홍대, 신촌을 벗어나, 내 나이대의 플레이스를 찾은 거 같아 맘에 들었다.

입사하고 2주까지.

입사하고 한 2주 동안은 어떠한 일도 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나에게 업무 테스크가 바로 주어지지 않고 팀과 회사 문화에 적응하는 적응기간이었다.

그래도 주어질 업무와 관련된 일을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팀에서 진행 중인 일들에 필요한 공부를 했다.
간추리면 다음과 같았다.

  • 파이썬 클린코드
    • 혼자 작업하는 코딩만 하다가, 프로덕션 환경에서 다른 사람과 코워크 하며 코딩을 해야 하니, 다른 팀원들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코드를 잘 이해하고 잘 짜고 싶었다.
    • 책 클린코드는 어떤 코드가 일반적을 좋은 코드인지에 대한 개념을 알려주며, 개발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 알려준다.
    • 특히 파이썬은 언어 철학이 비교적 명확해서, 이를 잘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쓰는 게 코드에 많이 드러난다.
    • 실무적인 내용 위주라 당장 적용해볼 만한 게 많았다. 출퇴근 오고 갈 때나, 자기 전에 주로 읽었다. 일주일 걸렸다.
    • 물론 디스크립터 같이 당장 내게 필요 없는 부분은 과감히 스킵했다. 이제 차근차근 다시 2 회독해볼 예정
  • 에어플로우
    • 에어플로우는 에어비앤비에서 만든 데이터 파이프라인 프레임워크 오픈소스다.
    • 즉 ETL 작업을 하는 데이터 엔지니어들은 이 프레임 워크 위에서 작업을 한다.
    • 따라서 나도 기본적으로 다루고, 작업할 줄 알아야 함.
    • 공식 도큐먼트가 굉장히 잘 되어있어서 쉽게 공부할 수 있었다. 직접 설치, 구동까지 해보기가 쉬웠다.
  • 도커와 쿠버네티스
    • 엔지니어링 팀의 서비스들은 MSA 식의 분산 환경으로 설계되어 있다.
    • 하나의 도커 컨테이너에 하나의 역할만 담당하는 서비스만 담아, 여러 개의 컨테이너가 생기게 되고, 이 컨테이너들이 통신하고 협력하여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을 서비스한다.
    • 따라서 도커에 대한 이해, 이런 컨테이너들의 적절한 매니징을 하는 쿠버네티스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 이전에 정리한 글에 있듯이, 지하철에서 오고 가며 조대협 님 블로그를 보며 공부&실습했다.

 

다른 유명한 책으론 Fluent Python 이 있는데, 그 책보다 이 책이 좀 더 개발론적인 걸 다루는 거 같다.

 

이후 현재까지.

3주 째부터는 드디어 테스크가 하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2개가 들어왔는데, 하나는 에어플로우 관련한 작업이었고, 하나는 시스템 개발이었다.

에어플로우 관련한 작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에어플로우의 DAG 을 만들어 보았다.
사실 요청받은 테스크 자체는 간단한 내용이어서 하루 이틀이면 금방 할 거 같았지만, 생각보다 조금 더 걸렸다.
역시 그냥 공부만 한 거랑 실제로 해보는 거랑은 갭 차이가 예상치 못하게 있는 것 같다.
그래도 테스트까지 잘 완료해서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었고, 드디어 나도 데이터 엔지니어의 기본 업무 도구는 다룰 줄 아는 느낌을 느꼈다! 하나 해놓고 생기는 뭣도 모르는 자신감이랄까!

 

머리아플 때는 라운지로. 모를 때는 구글링을...

 

시스템 개발 관련 작업은 꽤 복잡했는데.. 복잡한 도메인 상식과 하드한 코딩이 요구된다.
복잡한 도메인 상식은 팀장님이 계속해서 친절하게 알려주셔서 이제는 완전히 이해했다.
다만, 개발 관련된 부분은 계속 생각해봐야 될게 많다.
어떻게 하면 좀 더 아름답고 깔끔한 코드를 짤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유연하지만 응집력이 강한 코드를 짤 수 있을까?

클린코드, 디자인 패턴 등을 계속해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특히 파이썬은 '직관적인 코드' 를 좋아하다 보니, 더더 더욱 신경 쓰게 된다.
한편 이런 고민들과 구현한 코드들은 팀장님에게 코드리뷰를 받고 있다.
이런 거야 말로.. 단순 공부와 지식으로는 커버 안 되는 짬바라고 할까..?
많이 배우고 있다. 빨리 클린코드 한 번 더 읽어봐야지...

한편 좀 안정적으로 팀에 안정적으로 적응을 하면, 외부 스터디나 토이 프로젝트하면서 개인 역량을 잘 쌓아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이제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

회고 마무리

회고를 마무리하며.. 요즘 드는 생각은 '행복하다' 다.
놀랍게도 여전히 출근이 재밌다.

 

낮은 주택과 골목들, 고층 건물이 잘 어울러져있는 뚝섬... 난 이곳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

 

회사의 활기차고 젊은 분위기도, 15층에 위치한 사무실의 위치도 모두 좋다.
점심 메뉴도 골목 곳곳에 다양하게 있고, 커피 역시 곳곳이 맛있다는 게 너무 좋다.
정시 퇴근을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고, 휴가나 반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생활에 부담이 없다.
직급 상관없이 영어 닉네임으로 소통하는 게 생각보다 자유로운 소통문화를 주는 것을 크게 느낀다.
마지막으로, 뭐랄까... 이 뚝섬 - 서울숲 - 성수동 일대의 분위기가 너무 좋다.
이전의 판교, 구로디지털 단지와는 전혀 다른... 정말 나에게 맞는 분위기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다 적고보니... 구체적인 일에 대한 것이나 느낀점은 거의 없네...
아직 한 달차 신입이라 뭔가 제대로 결과를 낸게 없으므로 ^_^...
아무튼 한달 동안 참 잘 적응했다고 한다 ㅎ_ㅎ...

쏘카 데이터 엔지니어링 팀에서 최근에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시다면, 
쏘카 테크 블로그의 이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